자유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자유게시판

여름가지님에게 바치는 시 (책임지세요)

페이지 정보

작성자 봉식이할매 (175.♡.214.244) 댓글 1건 조회 9,993회 작성일 14-12-15 19:35

본문

책임지세요


두툼한 언덕배기 이불나라

산언저리에 햇님 머리를 빼꼼 내밀고

언덕배기에 꿈님 머리까지 이불 뒤집어 쓰고선

고집부리며 잠을 청하네요

선물 받은 책때문에 밤새도록 잠을 못 이루웠답니다.

댓글목록

여름가지님의 댓글

여름가지 아이피 (211.♡.31.55) 작성일

봉식이할매님.
책이 맘에 들었군요.
좋은 일이니, 백번이라도 책임지겠습니다~.

좋은 시 감사합니다. 저는 시는 재주가 없느니,
오늘처럼 눈오는 겨울에 좋을  시한편 소개합니다.



남신의주유동박시봉방

                                  백석

어느 사이에 나는 아내도 없고, 또,
아내와 같이 살던 집도 없어지고,
그리고 살뜰한 부모며 동생들과도 멀리 떨어져서,
그 어느 바람 세인 쓸쓸한 거리 끝에 헤매이었다.
바로 날도 저물어서,
바람은 더욱 세게 불고, 추위는 점점 더해 오는데,
나는 어느 목수네 집 헌 삿을 깐,
한 방에 들어서 쥔을 붙이었다.
이리하여 나는 이 습내 나고 춥고, 누긋한 방에서,
낮이나 밤이나 나는 나 혼자도 너무 많은 것 같이 생각하며,
딜옹배기에 북덕불이라도 담겨 오면,
이것을 안고 손을 쬐며 재 우에 뜻없이 글자를 쓰기도 하며,
또 문 밖에 나가지도 않고 자리에 누워서,
머리에 손깍지베개를 하고 굴기도 하면서,
나는 내 슬픔이며 어리석음이며를 소처럼 연하여 새김질하는 것이었다.
내 가슴이 꽉 메어 올 적이며,
내 눈에 뜨거운 것이 핑 괴일 적이며,
또 내 스스로 화끈 낯이 붉도록 부끄러울 적이며,
나는 내 슬픔과 어리석음에 눌리어 죽을 수밖에 없는 것을 느끼는 것이었다.
그러나 잠시 뒤에 나는 고개를 들어,
허연 문창을 바라보든가 또 눈을 떠서 높은 천정을 쳐다보는 것인데,
이 때 나는 내 뜻이며 힘으로, 나를 이끌어 가는 것이 힘든 일인 것을 생각하고,
이것들보다 더 크고, 높은 것이 있어서, 나를 마음대로 굴려 가는 것을 생각하는 것인데,
이렇게 하여 여러 날이 지나는 동안에,
내 어지러운 마음에는 슬픔이며, 한탄이며, 가라앉은 것은 차츰 앙금이 되어 가라앉고,
외로운 생각이 드는 때쯤해서는,
더러 나줏손에 쌀랑쌀랑 싸락눈이 와서 문창을 치기도 하는 때도 있는데,
나는 이런 저녁에는 화로를 더욱 다가끼며, 무릎을 꿇어 보며,
어느 먼 산 뒷옆에 바우섶에 따로 외로이 서서,
어두워 오는데 하이야니 눈을 맞을, 그 마른 잎새에는,
쌀랑쌀랑 소리도 나며 눈을 맞을,
그 드물다는 굳고 정한나무 갈매나무라는 나무를 생각하는 것이었다

Total 6,280건 44 페이지
자유게시판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5205 하우 9096 14-12-26
5204 서정만♪ 7621 14-12-24
5203 둥글이 9538 14-12-22
5202 리나♡ 8104 14-12-22
5201 미풍 7114 14-12-21
5200 하우 7884 14-12-19
5199 여름가지 10382 14-12-17
5198 루시오 8265 14-12-16
5197 루시오 7985 14-12-16
열람중 봉식이할매 9994 14-12-15
5195 서정만♪ 8998 14-12-10
5194 바다海 8439 14-12-09
5193 봉식이할매 8196 14-12-05
5192 서정만♪ 10092 14-12-01
5191 언덕 7395 14-12-01
5190 바다海 10038 14-12-01
5189 루시오 10262 14-11-29
5188 서정만♪ 9385 14-11-28
5187 윤홍식 7332 14-11-27
5186 봉식이할매 8431 14-11-25
5185 서정만♪ 10274 14-11-21
5184 서정만♪ 9900 14-11-19
5183 0우담바라0 7813 14-11-18
5182 봉식이할매 9605 14-11-17
5181 루시오 7832 14-11-13
게시물 검색
 
 

회원로그인

접속자집계

오늘
1,183
어제
4,989
최대
18,354
전체
7,186,109

Copyright © 2006~2018 BE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