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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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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봄에는 꽃이 피네 (59.♡.57.150) 댓글 0건 조회 5,963회 작성일 07-03-01 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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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에 한 금을, 아니 여럿의 금을 그었더랬지요.
나는 금의 안쪽과 바깥쪽을 훤히 들여다보고 있었어요.
그래서 하는 얘기지요.

그 금이 감옥이었던 거예요.
내가 <훤히 들여다보고>있다고 생각했던 그 금이 실은 나를 옥죄었던 거지요.
금(禁)이란 그저 마음의 금일 뿐이었어요.

우리집 토종닭이 알을 낳고 품어서 새끼를 쳤어요.
엄지손가락 만한 병아리들 가운데 한 마리는 어느날 모이통에 깔려 죽었지요.
내 마음은 안타깝고 슬펐지만 여늬 닭들은 무심하고 태평했어요.
그네들은 스스로 설정한 금이 없었던 거지요.

그래서 나는 그만 책을 접겠습니다.
아침이면 산기슭을 타고 내려온 안개 자욱이 깔리고
먼 하늘 아득한 곳에서 별빛이 거미줄처럼 치렁이는 밤에,
당신은 마치 내 돋보기 안경인 듯 지금 여기에 또렷합니다.

금이란 지우는 것이 아니라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당신만이 지금 여기 나의 현존(現存)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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