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자유게시판

도판 명상계와 택시 기사

페이지 정보

작성자 자몽 (210.♡.107.100) 댓글 2건 조회 7,351회 작성일 07-11-20 17:38

본문


출장을 가서 어떤 지방이나 도시에서 택시를 타고 가다보면 타인끼리 멋쩍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누가 말했든가, 전 세계 택시 기사의 공통점이
말이 많은 해박한 정치 평론가라는 사실.
손님이 없을 때 택시기사끼리 서로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많이 나눈 탓도
있으려니와 또는 별의 별 손님을 태우다 보니 각계의 속사정에 대해 얻어들은
이야기도 많을 것이다.
어쨌든 유난히 택시기사는 정치 이야기만 나오면 때려 쳐 죽일 그 놈이 나오고
살아가는 형편 이야기만 나오면 자신이 이 고생을 하는 이유가 그 멍청한 정책
때문이라고 말을 한다.
가만히 듣고보면 대통령과 정부와 정치인이 모두 작당을 하여 자신의 주리를 틀고
자신의 삶을 옥죄는 가해자들이며 선량하고 성실히 살아가는 자신은 애매하게
피해를 입고 있다는 이야기로 흘러 간다.
요리집에 가면 주방장 눈치를 봐야 하고, 택시를 타면 기사의 눈치를 봐야
얻어 먹든지 무사히 갈 수 있다는 사정 때문에 손님은 가능한 기사의 말에
동조나 동의를 해 주어야 할 의무감을 좀 느낀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대통령은 누가 되든지 바뀌기 마련이고, 정권도 이 당 저 당에서
번갈아 가며 하기 때문에, 택시 기사가 말하는 그 개새끼와 그 좆같은 당이 없어지면
자기 형편이 좀 달라져야 하는데.
이상하게 몇 십년 택시를 타도 맨날 죽겠다는 똑같은 욕설만 터져 나온다.
자기 못살고 인생이 곤궁하게 된 것은 보이지 않는 대통령과 정치인의 음모이며,
자기 분노와 화를 전부 그 쪽으로 내몰아야만 겨우 인생을 지탱할 정도로
그들의 삶이 힘든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리 된 것에 어째 자기 탓은 없을까.
도판 명상계에서 보면 남이 행복하고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보면 자만과 감각에
찌들은 자라고 하고, 누가 무슨 소리를 하면 '알음알이의 먹물'이라 하고
평안함과 따뜻함을 추구하면 '그 따위 웰빙 명상으로 수 천 번을 환생해도
그 도리 못 깨닫는다'고 대갈일성을 내지른다.
심뽀가 꽈배기 처럼 배배 꼬일 때는 누가 가위로 꼬인 면을 짤라 풀어주든지,
아니면 스스로 자신이 꼬인 반대 방향으로 몸을 비틀어 바로 펴기 전 까지는
절대로 풀리지 않는다.
대체로 자기 살아가는 현실, 자신이 부대끼는 세상에서 참을 수 없는 고통이
심하여 그 원망과 아픔이 외부로 투사되어 사냥감을 찾듯이 그 대상을 쫓아
온갖 부정적 이미지를 퍼질러 낸다.
내가 생이 정말 고통 스러울 때는 어디 전쟁이나 재앙이 터져 이 더러운 세상
한 번 깨끗이 씻어 내든지, 따발총으로 건들거리며 잘난 체 살아가는 인간을
모두 갈겨 버리고 싶었다.
그저 자기 인생 제 뜻대로 펼쳐 지지 않는 것에 대한 원망이 전부 바깥으로
쏟아져 나온 게이다.
그런 마음을 안으로 안으로 돌려 너 잘난 꼬라지 하나도 없다는 것을 정말
아는 순간부터 이 공부가 시작되는 게 이다.
도판 명상계에서 꽈배기 과를 직감적으로 알아내는 것은 나 역시도 꼬일대로
꼬여본 뒤틀린 흔적 때문이다.
그런 사람을 만나면, 아~ 이 분이 택시기사이시구나 여기든지, 아니면
이 분의 형편이 좀 나아져 내일 '안녕하세요'하고 미소 짓기를 기도 드리는
수 밖에 없다.
환경이 좋아지든지, 저 자신이 좋아지든지 뭔가 좋아져야만 풀리든가, 녹든지
하지 대라신선이 와도 꼬인 것은 풀리지 않는다.
'절~마 요즘 마니 힘든가 보다' 생각해야 그 꼬임도 받아들여 줄 수 있다.

댓글목록

권보님의 댓글

권보 아이피 (211.♡.56.37) 작성일

자몽님 글 항상 재미있게 그리고 감사하게 읽습니다. 오늘따라 택시기사를 비유한 글 참 좋네요.
넉넉하신 마음과 여유로운 관점이 참 좋습니다.

자몽님의 댓글

자몽 아이피 (210.♡.107.100) 작성일

초라한 글을 재미 있게 읽어 주시는 권보님이 더 여유로워 보입니다.
 날씨가 춥고 움추려 듭니다. 요즘 감기가 떨어지지 않고 지독하다고 합니다.
 건강 조심하시고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Total 6,275건 201 페이지
자유게시판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275 박석 6238 07-11-24
1274 e-babo 5682 07-11-23
1273 그냥 5635 07-11-22
1272 자몽 5196 07-11-23
1271 옆에머물기 8147 07-11-22
1270 둥글이팬 15968 07-11-22
1269 권보 14032 07-11-21
1268 권보 12303 07-11-21
1267 자몽 9194 07-11-21
1266 규리 7042 07-11-21
1265 자몽 5300 07-11-21
1264 원지수 15561 07-11-20
열람중 자몽 7352 07-11-20
1262 아리랑 8562 07-11-20
1261 송재광 5334 07-11-20
1260 둥글이 14555 07-11-20
1259 둥글이 6506 07-11-20
1258 아큐제로 5522 07-11-20
1257 무아 5203 07-11-20
1256 게시판도우미 5338 07-11-19
1255 자몽 9938 07-11-19
1254 김윤 9924 07-11-19
1253 이방인 5126 07-11-19
1252 자연인 10360 07-11-18
1251 죽어가는 게시판 5481 07-11-18
게시물 검색
 
 

회원로그인

접속자집계

오늘
5,396
어제
6,078
최대
18,354
전체
7,131,421

Copyright © 2006~2018 BE1. All rights reserved.